중국, 이어도기지 설치에 "한발 늦었다" 후회 > 언론 속 이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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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이어도기지 설치에 "한발 늦었다"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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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0건 조회 2,198회 작성일 11-11-0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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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강국의 전초기지, 이어도를 가다⑤>작업복엔 선명한 태극기
            돌아온 제주도 강정포구엔 "기지 반대" 구호 외치는 시위대 깃발

            바다는 신천지(新天地) 개척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해저광물, 해양식량, 바다에너지 등과 같은 바다가 인류를 위해 감춰둔 선물을 먼저 차지하기 위해서다. 이에 각 나라들도 대륙에서 바다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해양경찰의날 기념식에서 “정부는 2020년까지 세계 5대 해양강국으로 성장하려는 원대한 목표를 갖고 있다”고 천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미래의 한반도는 중국-일본을 잇는 환황해권의 중심이자 러시아-중앙아시아로 뻗은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 경제권을 연결하는 경제고속도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단국인 우리나라는 북으론 휴전선에 가로막혀 있어 글로벌한 무한 경쟁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바다를 포함한 국토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최남단 이어도(離於島)를 우리의 해양영토로 지키고 보존하는 일이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미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주변국들도 바다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얼마나 바다의 자원을 확보하고 개발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달라진다고 판단, 해양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어도는 우리의 해양진출의 관문을 여는 교두보이자 디딤돌이다. 이곳에선 한중일 해양패권을 둘러싼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일리안>은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4박5일간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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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일 국립해양조사원 이어도종합과학기지에서 유지보수팀 팀원들이 태풍 등의 피해를 입은 각종 시설과 장비를 점검, 수리하고 있다. 심한 바람에 눕혀진 풍속계와 고장난 풍력발전기가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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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일 저녁 국립해양조사원 이어도종합과학기지에서 하루 종일 태풍 등의 피해를 입은 각종 시설과 장비를 점검, 수리한 팀원들이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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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도 해양과학기지에서는 휴일도 없이 복구작업이 계속됐다.

            10월 8일 오후. 다이빙팀은 기지를 삼킬 듯 달려드는 파도를 뚫고 바다로 향했다. 김용회, 박병수 씨는 기지 아래 30m까지 잠수해 각종 관측장비를 점검했다. 파도가 높았지만, 팀장인 김성민 씨는 "그나마 오늘 바다사정이 나은편"이라며 작업을 강행했다. 올해 초에는 다이버 한명이 파도에 쓸려 200m이상 떠내려갔다고 한다. 때문에 물밖에 있는 팀원들의 역할도 중요했다. 고석태, 박동섭 씨는 고무보트 위에서 팀원들과 위치를 확인하며 호흡을 맞췄다.

            유지보수 담당인 하윤철, 김승환 씨는 기지 2층에서 지난여름 태풍 '무이파'로 소실된 유속계 등을 복원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태풍에 엿가락처럼 휜 철제 사다리를 오르내리며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이 아슬아슬해 보였다. 철탑에 매달려 바람과 싸우며 나사를 조이고 장비들을 복구했다. 기자는 몸을 가누기도 어려워 한쪽 난간을 붙잡았다.

            맑은 하늘에도 바람은 매섭게 몰아쳐 3층까지 연결된 밧줄들이 춤을 췄다. "까딱 잘못하면 바다로 떨어집니다. 밧줄이나 와이어에 발이 감기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기지의 각층 바닥은 철제구조로, 하수구 덮개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 상하-사방에서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의 저항을 적게 받기 위한 설계로, 기지 어디에서나 발 아래로 4m가 넘는 시커먼 파도가 부서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닥을 내려다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려온다.

            기지 내 작업에선 안전이 최우선이었다. 현장을 감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모두 작업복을 갖춰 입고, 안전화와 안전모 등을 확실하게 착용했다. '육지' 건설현장 등에선 통상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여기 다 베테랑들이죠. '십장(현장반장)'도 진짜 위험한 현장이니깐 FM으로 하는 거예요."

            하루만 머물러도 가슴 뜨거워지는 곳…"와이프에게 '나라 지키러간다'하고 왔죠."

            "아마 일당 100만원을 줘도 이어도는 다신 못 온다고 할 거예요." "보험사에서 알면 우리계약서는 바로 찢어 버리는 거죠."….

            기지 요원들의 생활은 전장의 군인만큼이나 험난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위험한 현장을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이어도'를 외칠 수 있다. 보험사에서 이어도 기지 생활 실상을 알게 된다면, 요원들의 보험가입은 해지 보다 어려워지리라.

            그렇다고 이어도 요원들에게 거금의 '보너스'가 지급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어도가 널리 알려지지 못한 탓에 "분위기 좋은 섬에 가서 편하게 일하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오해'를 받기도 하는 이들이다. 이들을 움직이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사람들이 몰라줘도 이어도 기지 요원들은 우리국토 최남단을 지킨다는 자부심이 넘쳤다. "군대 있을 때도 잘 몰랐는데, 여기 오면 '내가 나라를 지키는구나'하는 느낌을 받을 정도"라고 한다. 이어도 기지의 작업복 왼쪽 어깨엔 당당하게 태극기가 붙어있다. 파병된 군인들이 입는 전투복과 같다. 국가대표로 차출된 운동선수들의 심정도 헤아려볼 수 있다고 한다. 이어도 기지는 하루만 머물러도 가슴이 뜨거워지는 곳이다.

            유지보수 담당인 하윤철 씨는 "이어도가 사람을 애국자로 만들죠"라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 기지 꼭대기에 휘날리는 태극기를 바라보면 평소엔 잊고 지냈던 '감정'들이 끓어오른다. 김성민 씨는 "이어도 기지가 우리 최남단 방어선이잖아요. 38선 보다 더 중요한 곳이죠. 와이프에게도 ‘나라 지키러간다’고 하고 왔어요"라고 말했다.

            '황금어장 이어도' 5초에 한 마리씩 우럭-돔 올라와

            제주 주민들에게 이어도는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옥돔밭'으로 불렸다. 그만큼 이어도는 옥돔, 우럭 등 물고기가 많이 잡히는 '황금어장'이다.

            이어도 주변은 어장형성에 필요한 좋은 조건을 두루 갖췄다. 이어도는 북상하는 쿠로시오 해류와 남하하는 서해의 한류, 중국 대륙의 연안수가 서로 교차하는 곳으로 갈치, 도미, 장어, 병어 등의 중요 서식처이자 이들이 겨울을 지내는 해역이다.

            이어도 해양과학기지에는 '황금어장'에 얽힌 일화도 많다. 지난겨울 높은 파도 때문에 예정된 일정 보다 보름 넘게 기지에 머물게된 요원들은 비상식량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해 가고 있었다. 생존을 위해 바다에 낚싯줄을 내렸고, 어른 허벅지 두께의 우럭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미끼도 떡밥도 필요 없었다. 찌가 바다에 닿기가 무섭게 입질이 왔다.

            "5초에 한 마리씩 우럭이랑 돔이 올라왔어요. 낚시는 기다림의 묘미라서 작은 의자를 가져갔는데, 앉을 새도 없었죠."

            말 그대로 '물 반 고기 반'이다. 그렇게 낚아 올린 우럭이 수백여 마리. '자연산 귀한 몸들'을 다 먹지도 못했지만, 그렇다고 버릴 순 없었다. 이들은 소금에 절여져 옥상인 5층 헬리데크에 널렸다. "장관이었죠. 우럭으로 크게 한글로 '우럭'을 썼어요. 200마리는 되는 것 같은데..."

            기지에서 일어난 '우럭이야기'는 입소문을 타고 낚시동호회원들에게까지 전해졌다. 이들은 야심차게 이어도 기지 앞까지 찾아왔다. 뱃삯만 천만원 가까이 들여 이어도 해역에 가까스로 도착했지만, 손맛은 보질 못했다.

            "소문을 듣고 온 낚시동호회원들은 정작 우럭 10마리도 못 잡아갔어요. 우리는 생존을 위해 잡아서 그런가. 그 사람들은 '물때'를 잘못 맞춰 와서 엉뚱한 곳에서 낚시를 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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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일 국립해양조사원 이어도종합과학기지에서 철수하는 취재진을 고무보트로 제주도로 향하는 작업선 대성호에 배웅해준 이어도기지 팀원들이 기지로 향하며 멀어지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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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년 10월 9일 기자의 어려운 부탁으로 카메라 앞에 함께 선 국립해양조사원 이어도종합과학기지를 지키는 사람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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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 위 정글' 휴전선 보다 위험한 곳 이어도"

            그런데 중국은 이어도 기지에서 낚시를 하는 것까지 시비를 걸었다. "왜 우리 해역에서 어업을 하느냐"며 생떼를 썼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와 중국 사이에 국제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제멋대로 '힘의 논리'를 펴는 것이다.

            중국은 우리가 이어도에 해양과학기지를 건설한 것을 보고 '우리가 먼저 지었어야 했다'며 뼈아픈 일로 생각한다고 한다. 태평양으로 향하는 어업전진기지로 활용할 수 있는 곳이자, 원유매장추정량이 77억톤의 '세계 3대 유전지대'인 이어도를 보고 군침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때문에 군사 전문가들은 이어도가 한-중 간 해양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고 지적해왔다. 우리는 이어도에 과학기지를 세워 '우리땅'임을 세상에 알렸지만, '힘의 추'는 중국쪽으로 기울어 있다. 기지에서 내려다보면 이어도를 호시탐탐 노리는 '붉은 점'들이 바다를 점령하고 있었다.

            더욱이 중국이 국제해양법은 물론, 배타적경제수역(EEZ)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어 "휴전선 보다 위험한 곳이 이어도 해역"이라고 한다. 법이 아닌 약육강식, 으르렁 거리는 맹수들이 맴도는 '바다 위 정글'과 같다. '이어도 기지가 공격을 받으면 어떻게 될까', '주변에서 어업을 하던 우리어선들이 나포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리 군함정이 출동하는데 얼마나 걸릴까'…. 언제든 '종군(從軍)기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어도 기지는 수많은 외세의 침략을 받아온 '아픈 역사'를 써왔던 우리가 처음으로 새로운 해양영토를 개척했다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를 지킬 의지가 없다면, 또 다시 아픈역사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멀리 보이는 제주도 불빛…해군기지 반대시위 '강정포구' 도착

            10일 새벽 5시. 조류측정기 등 장비설치 작업을 위해 동원된 크레인선이 기지에 도착했다. 김성민, 하윤철 씨가 기지에서 내린 고무보트를 타고 크레인선에 올라탔다. 그곳에서 '긴급 선상회의'가 열렸다. 갑판 위의 사람들은 거친 파도 앞에서 기둥을 잡고 겨우 몸을 지탱하고 있었다. 그렇게 회의에서 결론을 내는데 1시간이 넘게 걸렸다. "파도가 높아 너무 위험하다. 오늘 작업은 전면 취소다."

            예정대로 기자는 작업을 마친 크레인선을 타고 제주로 돌아가기로 했다. 오전 11시. 열 명의 요원들을 남겨두고 기자 둘은 제주도로 떠났다. 남은 요원 모두에게 "이어도를 잘 부탁한다"는 작은 메모를 남겼다. 배에 올라타자 멀리 기지에서 손 흔드는 요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만감이 교차했다. 기지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며 또 한번 외쳤다. "이어도 잘 부탁합니다!"

            9.7톤급 크레인선은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달렸다. 그럼에도 15노트(시속 28km가량)로 10시간 이상을 가야한다. 배 뒤편에 누워 또 다시 멀미와의 싸움을 했다. 밤 9시가 되자 멀리 제주도 불빛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선장, 선원들과 악수로 '무사귀환'의 기쁨을 나눴다. 항구에 가까워질수록 불빛들은 요란하게 빛났다. 항구에서 축제가 벌어지고 있는 듯했다. "자기들 환영하는 사람들이여." 선장의 말은 기막힌 역설이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제주 해군기지 공사 현장인 '강정포구'였다. 그곳엔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다. "해군기지 모든 예산편성 중단하라!", "즉각 공사 중단하라!" 2000여명 시위대의 목소리가 항구를 울리고 있었다.[이어도 해양기지 특별취재반 = 데일리안 이충재 기자/박항구 사진기자]

            2011/11/03-데일리안-이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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