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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도의 새로운 가치 <김성전 전 해양수산부 장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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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이어도
            댓글 0건 조회 1,109회 작성일 13-07-29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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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도의 새로운 가치

            [여의나루]

            이어도라는 이름 때문인지, 예부터 전해오는 애틋한 이야기 때문인지 아직까지 이어도가 섬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이들을 만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청준의 소설에서 이어도는 '전설·상상·피안·유토피아·구원'으로 묘사되고 있다. 사실 이어도는 말 그대로 보면 그저 멀리 떨어져 있는 섬이다. 제주민의 힘든 삶을 잊게해주는 유토피아의 세계다. 바다에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는 아들이나 남편이 편안하게 살고있을 환상 속의 섬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어도는 분명 실존한다. 이어도는 이름과는 달리 우리 국토의 최남단 남쪽 해역에 위치한 수중 암초다. 1900년 영국 상선 소코트라(Socotra)호가 처음 발견했으며, 우리나라에서 이어도의 실체가 확인된 것은 1951년 국토규명사업을 벌이던 한국산악회와 해군의 공동작업에 의해서였다. 이후 1986년 수로국 조사선에 의해 이어도가 해수면에서 4.6m 아래 위치한 암초임이 확인되고, 1987년에는 해운항만청에서 이어도 최초의 구조물인 등부표를 설치하고 이를 국제적으로 공표했다.

            오랜 세월 전설의 섬이었던 이어도가 2003년 순수 우리 기술로 '이어도 종합해양과학기지'가 완공되면서 최첨단 해양과학이 숨쉬는 연구기지로 탈바꿈했다. 특히 우리나라로 북상하는 태풍 중 약 40%가 주변해역을 지나가고 한반도에 상륙하기 8∼12시간 전에 직접 관측할 수 있기 때문에 이어도에서 수집되는 해양·기상정보는 태풍 예측과 재해 예방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해양·기상·환경관측이 24시간 이뤄지고 황금어장이면서 연간 수십만 척의 선박이 통행하는 요충지다. 따라서 어·해황 예보 등 동중국해 일대의 해상안전과 해양연구에 중요한 정보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전 지구적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구로시오해류와 쓰시마난류를 관측할 수 있어 북서태평양 지역의 기후변화와 해양환경 특성을 파악하고 예보하기 위한 중요한 자료도 제공한다.

            이어도 과학기지에서 수준 높은 정보가 생산되는 것은 바로 이어도의 지정학적 위치 때문일 것이다. 이어도는 한·중·일 모두가 200해리 해양관할권을 주장하는 중첩해역에 있다. 실제로 마라도에서 남서쪽으로 149㎞, 중국의 서산다오에서 287㎞, 일본의 도리시마에서 276㎞ 떨어져 있어 우리와 가장 가까운 해상에 위치한다. 물론 이어도는 수중암초이며 과학기지도 인공 구조물이기 때문에 유엔해양법협약에 의한 해양관할권을 가질 수는 없다. 하지만 향후 중간선 원칙에 따라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설정하게 되는 경우에 이어도 해역은 우리의 EEZ 내에 위치하게 될 것이다.

            올해는 이어도 과학기지가 건설된 지 꼭 10년이 되는 해다.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건설한 이어도 과학기지는 태풍과 강한 파도에도 꿋꿋이 그 자리를 지킴으로써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우수성을 널리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이어도가 지닌 자연재해 예방, 해양보전 및 이용을 위한 순수 과학기지로서의 가치를 확산하고 해양 정보의 품질을 향상시킴으로써 국내외 해양연구자들에게 유용한 과학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환상의 섬, 전설의 섬으로 전해 내려온 작은 수중암초에 불과하던 이어도는 해양의 시대 무한한 태평양으로 나아가는 길목에 우뚝 선 최첨단 과학기지로서, 지구 환경 지킴이의 보고로서 그 가치와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어도의 역사적·문화적·민속사적 중요성에 대한 재인식과 더불어 이어도 기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주변 해역을 지키고 가꾸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지금도 아름답고 애절한 '이어도'의 가락이 은은히 울려 퍼지고 있다.

            "이어도하라 이어도하라. 이어 이어 이어도하라."

            김성진 전 한경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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